생활 6

다시 또 이사

날이 밝으면 바쁜 이사가 시작될거다. 짐정리를 마무리하고 잠시 짬을 내어 (집앞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한캔 사들고 단지의 안가던 길을 괜히 돌고 들어와 창가에 앉아) 감상에 잠겨본다. 결혼하고 세번째 집이었고, 10주년이 되는해 이렇게 이사를 또 간다. 산책할 수 있는 단지가 있는 집은 처음이었고, 놀이터 없어 아파트 계단에서 놀던 첫째에게 미안함을 덜 수 있었다. 이곳에서 첫째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입학까지, 둘째는 태어난 집이고 어린이집/유치원까지 무사히 마쳤다. 전망이 참 좋은 집이다. 막상 살면서는 잘 몰랐으면서 이제 나가려니 많이 그리울 것 같다. 특히, 아이들과 나와서 놀았던 소소한 추억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첫째의 자전거와 줄넘기 연습하다가 티격태격하던 모습, 나는 왜 화를 냈을까. 둘째..

생활 2024.04.18

사랑니 발치

사랑니 발치를 처음 마음 먹은건 19년도. 일년에 한두번씩 찾아오는 사랑니 고통, 마치 누적된 불만으로 가끔씩 크게 가슴 앓이하던 연인과의 싸움마냥 그리고 다시 화해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지만 늘 불안한 그럼 마음을 안고 사는 듯한 느낌. 그럼에도 너를 잃기 싫어 이렇게나 이별을 미뤄 왔구나. 이제 이 고통스러운 인연을 그만 놔줘야할 것 같다. 이별하면 다시는 마주지치 못 할 아쉬움도 크지만 보내야할 때는 보내줘야하는 법. 사랑니야 그동안 내 곁에서 고마웠다. 계속 함께하다간 너에게도 좋지 않을 (충치) 일이기에 이제 너와 나, 성숙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믿고 서로에게 이별을 고하자. 안녕.

생활 2023.07.10

나의 경력 회고

얼마전 이력서를 업데이트할 일이 있어서 워드를 열어 지난 이력들을 훑어보았다.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면서 어디서 뭘 했는지 그 짧은 문장들을 보고 있자니 당시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그 문장에 담지 못했던 많은 사건들과 나의 감정들 혹은 이력서에 차마 적지 못했던 실패의 기억들도 함께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력서에 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한번 회고하면서 기록해보면 좋겠다고. 당시의 상황과 내 생각들을 솔직하게 적어보자, 좋았던 것들 잘한 것들 뿐만 아니라 실수하고 실패했고 인정하지 못해던 못난 나도 발견해보자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아이들/아내가 잠든 시간을 이용해 회고를 진행했고 약 4만여자 정도로 마무리했다. 기억을 쥐어짜고 사실이 필요한 부분은 예전 작업로그도 뒤져..

생활 2023.06.06

Surface Pro 7 영상 재생시 삐~비잌 노이즈

이렇게 동영상(넷플릭스 같은거) 재생하다보면 삐이~이이~잌~이.. 하는 가늘고 날카로운 잡음이 길게 들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그동안 조금씩 들었던 노이즈로 특정 영상이 그런건가보다 하고 지나쳤었는데 오늘 다른 또 다른 영상에서도 들리는거다. 유난히 더 잘... 그래서 이건 좀 서피스 문젠거 같아서 찾아보니 검색을 잘 못해서 그런지 잘 안나오더라. 혹시나 L, R 볼륨 조절해가면서 봤더니 양쪽 다 들렸다. 이건 스피커 문제는 아닌가 싶어서 설정을 좀 하다보니 뭔가 우회할 만한 방법을 찾긴했다. 다른 사람들도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공유해본다. 설정 > 사운드로 가서 장치 속성(Device properties)를 선택한 후 관련 설정에서 추가 장치 속성(Additional device properties)를 선..

생활 2021.03.30

부모가 된다는 것

아이들과의 하루는 늘 평탄하지 않다. 지지고 볶다가 또 신나게 웃다가 가끔은 야단치다가 또 화해하고 가르쳐줄건 가르쳐주고하다 보면 금새 하루가 간다. 물론 아이들 재우는 시간인 9시가 되어 빨리 나의 시간이 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초조함도 포함이다. 오늘도 여느때와 같은 하루였다. 정신없이 아이들과의 하루를 마감하고 여유가 찾아왔고 물 한잔 하려고 컵을 집어드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제에 또 부모라고 애들한테 잔소리하고 또 가르치고 한다잉?' 어어어 하다보니 돈벌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가족을 꾸려 하루하루 나도 안살아본 삶을 살고 있는데, 아이들 앞에서는 항상 다 알아야하고 준비하고 있었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 같아서 순간적으로 내 스스로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부모라는 것, 한번도 해본적이 ..

생활 2021.03.29

높낮이 조절 책상, 재택 근무 환경의 꽃

2월 설 전에 주문한 책상이 오늘 도착했다. 한달 조금 넘게 걸렸다. 거의 기억에서 잊혀져갈쯤 배송 연락이 왔고 의 여우가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오후 3시부터 행복해질거야' 라고 친 대사처럼 난 어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했었다. 한달보다 하루가 길 수도 있구나..? 기사님 두분이서 오셔서 몇 번 드르륵-드르륵 하시더니 금방 조립해주셨다. F1 피트-인 보는 줄. 캬, 암튼 뭔가 건강한 근무환경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아이템도 생겼으니 또 열심히 허슬링해보자. 그 와중에 아빠의 책상이 신기하고 부러웠던지 '잉차잉차' 하면서 자기 책상을 옆에 설치한 솔이. ㅎㅎ 심지어 저것도 높낮이 조절이 된단다 '잉~~' 하면서. 잘해보자 우리.

생활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