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리에/CropMon (스크린레코더)

회고 및 새로운 프로젝트 킥오프

gamz 2021. 4. 14. 22:20

추억의 오락실 개발의 마무리 정리 작업인 포스팅을 마치고 좀 쉬면서 회고 및 다음은 뭘 만들까 고민해봤다.

 

회고

- 기복은 있었지만 거의 1년 정도를 없는 시간 만들어가며 끌고온 열정에 스스로 박수를 보낸다. 아기띠 하고 애기 재우면서 폰으로 리서치하고 애기 자면 바짝 개발하고, 애기가 낮잠을 잘때도 졸리지만 놓칠 수 없는 타이밍이라 또 달리고.. 돌이켜보면 어떻게 했을까 다시 할 수 있을까도 싶다.

 

-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이런 허슬링의 본질적인 동기가 뭐였을까? 그나마 스스로 납득될만한 두가지가 떠오르긴 한다. 하나는 그냥 '강박'이다. 뭔가 계속 하고 있지 않으면 제대로 살고 있지 않은 느낌. 도태될까 두렵다라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다. 또 다른 건 '조바심'이다. 뭐에 대한 조바심인지도 정확히는 모르겠다. 어쩌면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건강하실때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걸까? 그런데 그게 진짜 부모님이 원하는 것일까? 이것 또한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 아무리 개인 프로젝트지만 성과에 대해서 평가해보자. 목표는 크게 두가지였다. 추억의 레트로 게임들을 언제나 즐길 수 있게 하자와 개발 스킬을 향상 시키자. 일단 후자는 챙겼다. MAME 오픈소스 분석/수정, Rust 개발 경험, 비디오 인코딩, WebRTC, React/Redux, Saga, SSR, Go with Clean Architecture, GKE/EKS 등 많은 부분을 꽤나 정성껏 공부했고 경험했다. 하지만 전자가 문제였다. 일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유지 못하고 내려놓은 상태라는 점에서 확실히 실패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Scalability 구조는 갖췄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개인적으로 감당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정도였다. 개발 시작 전 혹은 중에도 그 부분은 항상 우려된 부분이지만 '학습에 의의를 두자'라는 말로 쉽게 간과해왔었다. 결국 서비스가 가능하냐 안하냐의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뭉개왔던 점이 패착이었다. 한발 양보해서 그 서비스화가 가능한지를 보기 위해 끝까지 간 것이다라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그 판단을 위해 들어간 시간적 비용이 꽤 컸다는 점은 합리화하기 어렵다. 결국, 아무리 잘 쳐줘서 절반은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실패는 실패다.

 

- 교훈은 이렇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고민과 결정을 미루자 말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은데.. 서비스 운영 자체가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라면 처음부터 현실적으로 서비스 운영이 가능할지 질문하고 점검하는 것이 핵심적인 활동 중에 하나로 다뤄졌어야했다. 

 

 

킥오프

이제 만들리에로써 신규 프로젝트를 하나 더 띄우고자 한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은 것과 반면교사로 여길 부분들을 고려하고 좀더 니즈나 문제가 있는 영역으로 눈을 돌려 고민해봤다.

 

- 무턱대고 감당 못할 유지 비용(서버 고정 비용 + 스케일에 따라 큰폭으로 증가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아이템은 지양

- 비디오 및 영상처리 분야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아이템

- 컨텐츠 기획이나 소싱같은 지속적인 유지 활동은 감당할 수 없음

 

이런 몇가지 제약을 걸고 보니 당장 내가 불편을 겪고 있거나 사용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개선할만한 유틸리티성 어플리케이션들이 있는지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한가지가 떠올랐다.

 

최근 포스팅을 하면서 화면을 녹화할 일이 종종 있어서 반디캠(무료면서 잘 만든 앱)을 쓰고 있었는데 이게 무료 버전은 10분까지만 되고 워터마크가 들어간다. 유료는 한 카피당 4-5만원 정도 하는데 내가 쓰는 기능 대비 그정도는 필요 없어서 구린 워터마크를 감내하며 쓰고 있었다. 그리고 반디캠은 맥버전도 없어서 다른 앱을 깔아써야하는데 대부분 쓸만한 애들은 좀 가격이 나간다. 캠 녹화나 크로마키 배경 제거 등의 고급 기능은 없지만 화면 녹화의 핵심적인 기능만 가볍게 만들어서 무료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고민 중이던 위의 제약들도 모두 만족하니까 다음 프로젝트로 안해볼 이유가 없어보였다.

 

그렇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더불어 이번에는 나중에 몰아서 포스팅하지 말고 중간중간 더 생생한 포스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고자 한다. 많이 응원해주시라.

 

"삑~!"